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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k는 식문화를 통해 견고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가도록 돕습니다. krk Magazine을 통해 본인만의 태도와 취향을 쌓아가는 이들의 경험을 ‘식’이라는 주제 아래 이야기합니다.


ABOUT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에 쌓이는 경험들이 삶의 방식을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음식만을 조명하기 보다는 분명한 멋과 취향을 가진 플레이어들의 식문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krk가 제안하는 식문화가 여러분의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정현지, 39etc 공동 대표People

“직관적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나다운 것을 찾을 수 있어요”




정현지는 트렌드에 날을 세우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의 가치를 새기는 태도를 바탕으로 제품과 작품 사이를 넘나드는 오브제에 새로운 관점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액세서리 디자인을 전공하고 밀라노에 머물던 중 유학 시절 친구와 2016년 온라인 기반으로 빈티지 바잉을 시작했던 것이 39etc의 시작이다. 그 후 파리에서 특유의 세계관과 실험성이 돋보이는 오브제를 선보이는 블레스 Bless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서울에서 39etc라는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오브제를 큐레이팅하고, 아트 디렉팅을 선보인다. 주류 브랜드와 유행 중심으로 큐레이션 되는 편집숍 시스템에서 탈피해 개인적인 큐레이션의 감도를 존중하는 39etc는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도, 비교 대상을 찾기도 쉽지 않다. 언젠가 누군가 먼저 골랐던 1920년대 프랑스, 1960년대 이탈리아의 빈티지부터 서울의 젊은 작가의 물건들까지.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은 오브제를 골라 판매하면서도 이를 매개체로 스토리텔링을 더해 팝업, 아트 디렉팅, 굿즈 등 여러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Meal of the day





pm 5:00 사워도우 샌드위치


“음식은 혼자 먹을 땐 혼자 먹는 대로 여럿이 먹을 때는 여럿이 먹는 대로의 재미가 있어요. 혼자 일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혼자 먹을 때는 뭔가 온전히 그 음식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즐겁고, 여럿이 모였을 때는 와인 한두 잔을 곁들이며 즐기는 그만의 맛이 있죠. 신맛이 좋은 사워도우 빵은 오늘 공덕에 위치한 사워도우 전문점 수더분에서 예약해 픽업해왔어요. 아침 일찍 가지 않으면 원하는 빵을 살 수 없더라고요. 금귤 잼은 39etc를 함께 운영하는 친구의 먼데이 모닝 마켓에서 사 왔고요. 원하는 플레이트에 잼과 재료들을 넉넉하게 꺼내두고, 각자의 입맛과 취향대로 재료를 선택해 조합하면 그것으로 한 끼 식사가 완성됩니다. 누구나 맛있고 신선한 재료만 있다면, 각각의 재료들을 조합해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 메뉴의 장점이죠.”



1   사워도우 빵, 돈육 햄, 로메인, 리코타 치즈, 금귤 잼, 밤 잼 등을 취향대로 준비한다.
2   빵 위에 바르고 싶은 스프레드와 재료를 올린다.
3   오픈 샌드위치처럼 열어두거나, 사워도우 빵 한 장을 위에 덮어 완성한다.









Table talk




모닝 루틴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공복 상태로 수영이나 요가를 갔다 온 후 간단히 빵과 커피를 마시고 출근을 합니다. 숍을 운영하지만 프리랜서 같은 느낌도 있어서, 이 정도의 루틴은 늘 챙기려고 해요. 여유로운 아침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사소한 집착에서 벗어나 하루가 조금 더 내 것이 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마음의 평화를 위한 오브제


‘오브제란 무엇을 말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한다면, ‘어느 공간에 두어도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할게요. 예전에는 물건의 용도보다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뚜렷한 것들에 눈이 많이 갔었어요. 그런데 결국 함께 오래가는 물건들은 어떤 형태로든 쓰임새가 부여된 것이더라고요. 39etc의 큐레이션 기준인 ‘기본적인 형태에 충실하되 퀄리티 높고 위트 있는 물건들을 선보인다’에서 ‘쓸모’의 유무가 더해진 셈이에요. 저는 숍에 들여놓는 물건들을 항상 집에 가져와 직접 사용하고 관찰하면서 오브제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하고 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대상의 신선한 부분들을 사람들에게 소개해 줄 때 오브제로서의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




ETC


특정 시대의 오브제나 구체적인 스타일을 정해두기보다는 늘 예상치 못한 브랜드들을 신선한 호흡으로 보여줄 수 있는 건 39etc를 공동 운영하고 있는 저희 둘이 각자 집중하고 관심 있게 보는 대상과 관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인 것 같아요. 특정 브랜드나 작가에 치중하기보다는 각자의 취향을 반영하고 있는지, 물건에 담긴 이야기가 충분히 흥미로운지를 알아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물건을 들여놓을 때 저희 두 사람에게 재미가 없는 물건이면 셀렉 하지 않아요. 반대로 저희의 기준에서 흥미로운 스토리를 가진 제품을 발견하면 깊게 고민하기보다는 바로 아이디어를 덧붙여 재밌는 일들을 벌이죠. 보드게임 셀렉션 시리즈 친친클럽이나 버섯 오브제를 소개한 Magic Mushroom, 오렌지 빛깔 와인을 개성 있는 글라스에 담아낸 Orange Bar 팝업, 유리로 만든 옥수수와, 달걀 캡슐 등 야채 형상을 한 다양한 오브제를 판매했던 Vegetable Market도 모두 저희가 재밌어서 벌인 일들이에요.




계절을 음미하는 방법


직관적인 식사, 즉 재료의 신선도가 좋을수록 음식이 맛있어진다고 생각해요. 재료 본연의 맛이 잘 드러나는 음식, 그리고 해당 재료가 가장 맛있어지는 제철 음식을 챙겨 먹는 행위는 저에겐 즐거운 일입니다. 식재료마다의 타이밍을 맞춰야 하기에 부지런해져야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요. 그럼에도 제철 수확의 매력은 맛의 풍미로움과 지금 이 순간이라는 상징성이에요. 그래서 잼이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기성품보다는 요즘 많이 생기는 소규모의 그로서리 마켓이나 델리에서 계절의 재료를 사용해 한정으로 판매하는 것들을 구매해 보고 조금씩 먹어보는 것이 저만의 즐거움이 되었죠.




미식의 의미


예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식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해왔지만, 요즘은 특히 어떤 물질적인 대상보다 음식이 삶에 주는 행복의 가성비가 가장 높다고 느낍니다. 좋은 음식이 가져다줄 수 있는 순간의 행복감과 위로감 그리고 음식으로서 완성되었던 시간들을 떠올렸을 때, 식사를 하는 행위는 늘 제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죠. 시간 앞에서 유연한 태도로 좋은 재료를 사용해 간단하지만 신선한 음식을 즐겼던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의 시간들이 자연스럽게 삶에 스며들면서 음식을 고르고 먹는 과정을 소중히 여기는 저의 태도는 더 확고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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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디저트 추천
까놀리 Cannoli (패스츄리 도우에 크리미한 리코타 필링 그리고 졸인 오렌지 껍질을 토핑하거나 잘게 부순 피스타치오 가루를 묻힌 시칠리아 디저트)

파리에서 가봐야 할 뮤지엄
내부의 작은 정원과 함께 조각 작품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조각 뮤지엄, 자드킨 미술관 Zadkine Museum



단골 술집
공덕에 위치한 이자카야 와이









Editor. 류 솔
Photographer. 장수인